낯선 대륙, 아르헨티나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
남미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 아르헨티나는 매력적인 시작점이자 중요한 경유지입니다.
탱고와 축구, 파타고니아와 이과수 폭포 같은 관광 자원은 물론, 유럽풍 도시 문화와 이민자의 역사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여느 나라와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거리의 스페인어, 고유의 생활 방식, 특유의 대중교통 시스템 등은 처음 찾는 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배낭 하나에 모든 걸 담고 떠난 자유 여행자라면, 생존에 가까운 실용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르헨티나는 면적이 남한의 약 28배에 달하는 광대한 나라입니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데 수십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각 지역의 기후와 문화도 크게 다릅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활기찬 도시이지만 소매치기와 범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고, 남부의 파타고니아는 자연이 아름답지만 물가와 교통 여건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를 여행하기 전에는 기본적인 생존 전략이 필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남미 배낭여행자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할 아르헨티나 현지 정보와 생존 팁을 정리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방법, 저렴하게 숙소 예약하는 노하우, 환전과 물가, 언어 소통, 식당 이용 요령까지 생생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풀어냅니다.
막연하게 떠나기보다, 한 걸음 먼저 준비된 여행자가 되어보세요.
배낭여행자를 위한 아르헨티나 현지 적응 팁
첫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교통 시스템입니다.
아르헨티나 주요 도시에서는 ‘SUBE 카드’라는 교통카드를 사용합니다.
이 카드는 지하철, 버스, 일부 기차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공항이나 주요 기차역 근처 상점에서 구매 후 충전 가능합니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버스 번호 체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구글맵 또는 ‘Cómo Llego’ 같은 현지 앱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시 간 이동은 장거리 버스가 중심입니다.
‘플레타 부스(Flecha Bus)’, ‘Via Bariloche’, ‘Andesmar’ 등의 고속버스 회사는 고급 좌석 옵션(세미카마, 카마, 수페르카마)을 제공해 장시간 이동에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밤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노선이 많기 때문에 숙박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티켓은 현장에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 사전 예매가 저렴하고 좌석 선택도 자유롭습니다.
물가는 지역과 시기, 환율에 따라 크게 변동됩니다.
최근 몇 년간 아르헨티나의 경제 불안정으로 인해 환율이 자주 변하므로, 현지에서는 미국 달러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Blue Dollar’라고 불리는 비공식 환율이 존재하여, 합법적인 환전소(Casa de Cambio) 대신 ‘블루 환전소’를 찾는 여행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숙소나 투어사에 추천을 받아야 하며, 거리에서의 불법 환전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숙박은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주요 관광지에는 배낭여행자 친화적인 호스텔이 많습니다.
특히 ‘Milhouse Hostel’, ‘America del Sur’, ‘Hostel Inn’ 시리즈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정보 교류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여행자와 함께 도보 투어나 투어 예약을 진행하기도 좋으며, 아르헨티나는 Booking.com 보다 현지 플랫폼에서 직접 예약하는 경우가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음식은 외식보다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봐 자취하거나, ‘메뉴 델 디아(Menu del Día)’라는 점심 특선 메뉴를 활용하면 저렴하고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소고기 품질이 매우 높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므로 스테이크 하우스 ‘Parrilla’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제과점(Panadería)에서는 빵과 엠빠나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제격입니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안전하고 현명하게 여행하는 법
여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멘도사, 코르도바 등의 대도시에서는 소매치기와 날치기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지하철, 버스 정류장, 시내 번화가에서는 배낭을 앞쪽으로 메고, 스마트폰 사용 시에도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 합니다.
값비싼 카메라나 목에 걸린 여권지갑은 가급적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현지 카페나 라운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공공장소에서 귀중품을 놓고 자리를 비우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또한, 밤늦게 혼자 이동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택시는 반드시 공식 택시(검은색과 노란색)를 이용하고, 가능하면 ‘Cabify’나 ‘Didi’ 같은 차량 공유 앱을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대중교통은 밤 11시 이후에는 배차 간격이 매우 길어지므로, 이동 계획을 사전에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어는 스페인어가 중심이며, 영어만으로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한 인사말이나 숫자, 주문 표현은 미리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Cuánto cuesta?”(얼마예요?), “Gracias”(감사합니다), “Baño”(화장실) 정도는 기본입니다.
현지인들은 외국인에게 다소 수줍어하지만, 친절하게 응답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페인어 몇 마디만으로도 여행이 훨씬 편해집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시간 개념’이 유럽이나 아시아와는 많이 다릅니다.
약속 시간보다 10~20분 늦는 것은 일상이며, 상점이나 기관 운영 시간도 유동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식당의 저녁 오픈 시간은 오후 8시 이후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늦은 저녁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아르헨티나에서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탱고 공연 관람 시 정숙한 태도, 음식 주문 시 인내심, 시장에서의 기본예절 등을 갖추면 현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그만큼 여행 중 예상치 못한 도움도 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진심 어린 미소와 감사의 말 한마디는 아르헨티나에서의 여행을 훨씬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