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붉은 벽돌 도시, 마라케시를 향해
북아프리카의 관문이라 불리는 모로코. 그 중심에 자리한 마라케시는 전통과 현대, 아랍과 베르베르 문화가 조화롭게 섞여 있는 환상적인 도시입니다.
‘붉은 도시(Red City)’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마라케시는 도시 전체가 테라코타색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사막의 낙조처럼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하라 사막으로 향하는 길목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지 ‘메디나’의 중심지로서, 마라케시는 모로코를 대표하는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라케시 여행을 처음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대표 명소, 추천 일정, 숙소와 음식, 주의사항까지 모두 담은 실전 가이드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마라케시의 낯선 골목길을 걷는 그 순간, 분명히 ‘이곳이 진짜 여행이다’라는 감정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마라케시의 대표 명소 TOP 5
1. 제마 엘 프나 광장 (Jemaa el-Fnaa)
마라케시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광장은 해가 질 무렵부터 본격적인 활기를 띱니다.
뱀을 다루는 거리 공연자, 향신료를 피워내는 가판대, 전통 타진 요리를 판매하는 노점상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혼돈 속의 예술입니다.
낮에는 한산한 편이지만, 밤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자와 현지인이 함께하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2. 마조렐 정원 (Jardin Majorelle)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사랑한 곳으로 유명한 이 정원은 짙은 코발트블루와 선인장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북아프리카의 햇빛 속에서도 시원한 색감과 고요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으며, 이브 생 로랑 박물관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예술 애호가들에게 강력 추천드립니다.
3. 메디나(Old Medina)와 수크(Souk) 시장
마라케시의 메디나는 중세 시대부터 이어진 미로 같은 구시가지로, 시장은 ‘수크’라고 불립니다.
이곳에서는 가죽 제품, 향신료, 전통 램프, 수공예 러그 등 모로코 고유의 상품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흥정은 필수이며, 처음 부르는 가격의 절반 이하로 가격을 깎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쿠투비아 모스크 (Koutoubia Mosque)
도시 어디에서든 보이는 77m 높이의 이슬람 사원으로, 마라케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비이슬람교도는 내부 출입이 불가능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건축미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저녁 무렵, 아잔이 울려 퍼지는 시간에 방문하면 더욱 인상 깊습니다.
5. 바히아 궁전 (Palais Bahia)
19세기말 베르베르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궁전으로, 섬세한 타일 장식과 안뜰의 조경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 왕족의 삶을 상상하며 산책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여유로운 아침 일정으로 추천드립니다.
추천 일정과 동선
1일 차: 마라케시 도착 → 숙소 체크인(Riad) → 제마 엘 프나 광장 야경 체험
2일 차: 아침 마조렐 정원 → 쿠투비아 모스크 외관 → 바히아 궁전 → 수크 시장 쇼핑
3일 차: 메디나 골목 산책 → 전통 가정식 요리 체험 or 사하라 사막 투어 출발지 이동 마라케시 내 주요 명소는 대부분 도보 또는 짧은 택시 이동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단, 메디나 내는 차량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숙소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도보 동선을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와 음식 – 진짜 마라케시를 느끼는 방법
숙소: 마라케시 여행의 백미는 전통 가옥을 개조한 ‘리아드(Riad)’에서의 숙박입니다.
메디나 중심부에 위치한 리아드는 대부분 안뜰과 분수가 있고, 아침 식사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인들과 가까운 생활을 체험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리아드만 한 숙소가 없습니다.
음식: 모로코 전통 요리는 향신료의 향이 깊고 독특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타진(Tagine, 뚝배기 요리), 쿠스쿠스(Couscous), 하리라 수프(Harira), 민트티(Mint Tea)는 꼭 한 번 맛보셔야 합니다.
광장 주변의 노점도 훌륭하지만, 위생이 걱정된다면 현지에서 평가가 좋은 레스토랑을 이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주의사항 및 여행 팁
1. 흥정은 문화입니다
가격을 깎는 행위는 실례가 아니라 문화입니다.
단, 무리한 깎기보다는 웃으며 매너 있게 협상하는 것이 현지인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2. 여성 여행자는 복장에 유의
이슬람 문화권이기 때문에 어깨와 무릎이 드러나는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긴치마나 스카프 등을 활용하시면 현지 문화에 대한 예의도 표현하면서 시선도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습니다.
3. 현지 통화는 디르함(MAD)
대부분 현금 거래이므로 디르함은 반드시 소액권으로 환전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용카드는 일부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4. 가이드 투어 적극 활용
초행자라면 메디나에서 길을 잃기 쉽기 때문에, 현지 가이드를 통한 워킹 투어 또는 음식 체험 투어를 이용하면 훨씬 안전하고 깊이 있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마라케시는 시간을 천천히 흘러가게 하는 도시입니다
마라케시는 빠른 일정으로 훑고 지나가기보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으며 풍경과 사람, 향기를 하나하나 느끼는 여행이 더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현지 아이의 인사, 민트티 한 잔을 권하는 리아드 주인의 미소, 그리고 붉은 골목의 그림자 속에서 느끼는 고요함은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진짜 마라케시의 감정입니다.
‘낯섦’과 ‘환대’가 공존하는 이 도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간이 됩니다.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단 하나의 도시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마라케시야말로 그 첫 선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